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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는 2021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선발 로테이션에 물음표가 크게 붙었다. 에이스인 류현진(34)을 제외하면 한 시즌을 믿고 볼 만한 투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오프시즌 내내 선발투수 영입과 연관됐지만, 대어급 영입은 끝내 없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우려는 현실화되는 듯했다. 류현진만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베테랑 선수들의 성적이 기대만 못 미쳤고, 팀 내 최고 유망주인 네이트 피어슨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오히려 4월 한 달 동안은 불펜이 더 빛났다.

하지만 사정은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더 이상 고독하지 않다. 조력자들이 많이 생긴 까닭이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선수는 좌완 로비 레이(30)다. 지난해 최악의 ‘볼질’로 무너졌던 레이는 한 시즌 만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볼넷이 크게 줄었고, 장기인 구위와 탈삼진 능력은 여전했다. 그 결과 레이는 올 시즌 류현진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류현진과 에이스 경쟁에 들어간 흐름도 읽힌다.

류현진이 20경기에서 116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는데, 레이는 21경기에서 124⅓이닝을 던지며 9승5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류현진에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을 열거하며 류현진의 이름 앞에 레이를 붙이는 현지 언론도 제법 보인다. 어쨌든 레이가 들어오며 류현진도 홀로 로테이션을 이끌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조금 덜었다.

여기에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는 미네소타와 트레이드를 벌여 우완 호세 베리오스(27)를 영입해 우완 에이스를 장착했다. 베리오스는 젊은 나이지만 이미 두 자릿수 승수를 세 차례나 기록한 선수다.

올해도 21경기에서 127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5패 평균자책점 3.31로 호투했다. 토론토 이적 후 첫 경기였던 8월 2일 캔자스시티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역시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류현진에 뒤지지 않는다.

피어슨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루키 알렉 마노아(23)도 임팩트는 강렬하다. 부상으로 다소고전한 측면은 있지만 그래도 시즌 9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47로 호투했다. 9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5번일 정도로 루키답지 않은 순항을 이어 가고 있다.

현지 언론도 기대 만발이다. 캐나다 최대 스포츠 네트워크인 ‘스포츠넷’은 마노아의 복귀전 투구(1일 캔자스시티전 7이닝 무실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만약 마노아가 이런 활약을 계속 보여줄 수 있다면, 레이와 류현진, 그리고 새로 합류한 베리오스가 이끄는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은 공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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